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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10] 세례 요한의 마지막글 2021. 7. 10. 11:12
헤롯 대왕의 아들 헤롯 안티파스는 BC 4년에 아버지 헤롯 대왕이 죽자 16세의 나이로 갈릴리와 베뢰아 지역을 다스리는 군주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결국 예수님의 전(全)생애 동안 그 지역의 군주였다는 말이 됩니다.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들었으리라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헤롯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고 그 사이에 다른 한 사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연결됩니다. 그 인물이 바로 세례자 요한입니다.
예수님도 세례 요한과 깊은 관계가 있고, 헤롯도 역시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요한을 통해서 세례를 받은 뒤에 방랑설교자의 길을 나서게 되었고, 헤롯은 요한을 통해서 부도덕한 인물로 평가됩니다. 결국 헤롯은 요한을 죽입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한 빌라도의 선구자라 할 만합니다. 세례 요한을 죽인 헤롯 안티파스는 아주 심하게 양심의 가책을 받은 것 같습니다. 막 6:14-29절에 따르면 그가 예수에 관한 소문을 듣고 세례 요한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고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요한의 죽음이 비극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방식으로 역사가 발전하는지도 모릅니다. 만약 세례 요한이 예수님의 공생애 바로 직전이나 아니면 아주 초기에 죽지 않았다면, 예수님보다 더 오래 살았다면 기독교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수님의 공생애는 요한의 죽음으로 가능했습니다.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으며, 요한의 제자들 중에서 일부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요한은 옥에 갇힌 몸으로 제자들을 보내어 메시아가 바로 당신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그는 흥해야 하고 나는 망해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어쨋든 요한은 예수님의 공생애를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그리스도 사건을 가능하게 한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 그가 그렇게 갔습니다. 비록 참혹하지만 그는 역사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반드시 필요했던 일을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메시아의 길을 곧게 한 예언자입니다.
☞ 출처 : 『마가복음을 읽는다 1 - 적은 무리여 기뻐하라』, 정용섭, 홍성사, pp. 475-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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