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6.19] 합덕영문의 개영 제38주년을 맞으며글 2021. 6. 19. 00:00
오늘 2021년 6월 19일은 합덕영문 개영 제38주년 기념일입니다.
구세군에서는 교회를 세울 때 창립이라는 말보다 개영(開營), 즉 군대의 시작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개전(開戰), 즉 전쟁의 시작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영적인 전쟁을 당당히 선포하는 것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표현들이 익숙하고, 또 맞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하기 힘든 때, 교회가 이런 데서 물러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세군의 전신인 기독교선교회가 처음 시작할 1865년 영국 사회는 산업혁명 이후 빈부의 차가 가장 극에 달했을 때입니다.
윌리엄 부스의 『최암흑의 영국과 그 출로』라는 저서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최암흑의 영국은 크게 세 개의 동심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각각의 원은 다른 원에 둘러 쌓여있다. 가장 외곽에 있으며 넓은 원에는 굶주리고 집 없는 자이지만 정직한 빈민이다. 둘째 원에는 악한 일을 행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세 번째 원은 가장 안쪽에 있는 지역으로서 중앙에 위치하는데 범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세 개의 원은 술로 흠뻑 젖어 있다.”
안타깝지만, 당시 영국 교회는 이런 이들을 외면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일구었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강력한 제국 정책을 펼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 강력한 군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부각시켰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구세군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구세군이 이전인 기독교선교회 시절부터 조직 안에 군사 용어나 계급, 호칭들이 자연스럽게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구세군 뿐만 아니라 당시 영국 사회와 기독교 내부에서도 군대식 조직 체계는 별로 이상한 게 아니었고, 잘 생각해보면 심지어 오늘날에 이르러 대부분의 기업이나 조직에서 이와 다를 바 없는 군대식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기독교의 교단 중 하나인 구세군은 구시대적이고 진부한 군대식 조직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이러한 기독교 역사와 세계사를 몰라서 하는 말들입니다.
생각있는 사람들은 구세군의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존중합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방송국 기자들과 교류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먼저 영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모든 보도 기사와 코멘트, 댓글 등에 꼭 영문, 사관이라는 단어를 존중해 주었습니다.
저는 구세군 사관이지 목사가 아닙니다.
뭐가 다를까요?
기본적인 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분명히 정체성이 다릅니다.
저는 구세군 사관으로 하나님께 소명 받았으니, 하나님이 보내신 임지를 발령 받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구세군은 대형교회가 없는 게 아니라 탄생부터 그리고 시스템적으로 큰 교회를 지양(자제)합니다.
다시 말해서, 큰 목회 소위 세상적으로 성공하는 목회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한 목자로 따르는 어린 양이기에 결코 제 자신이 선한 목자일 수 없습니다.
양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선한 목자는 근본적으로 예수님을 표현한 것이지, 모든 교회의 지도자가 되면 당연히 선한 목자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 잘못된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합덕영문의 개영 제38주년을 축하하고 감사드리며 주님께 영광 돌립니다.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7.2] 故. 신기호사관 조문 감사의 글 (2) 2021.07.02 [2021.6.26] '평등(EQUALITY)'과 '균등(EQUITY)' (0) 2021.06.26 [2021.6.18] 마음의 풍랑 (0) 2021.06.18 [2021.6.12] 하나님의 나라는 씨를 뿌리는 것(!) (0) 2021.06.12 [2021.6.5] 미신(迷信)의 위험성 (0) 2021.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