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1] '물 댄 동산'의 추억

합덕 담임사관 2022. 2. 12. 00:12

제 기억 속에는 첫 사역지인 영덕 낙평리 일대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늘 남아있습니다. 

발음하기에 약간 어려운 '낙평(落平)'을 제 나름대로 '희락(낙)과 평강'이 흐르는 땅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전국에 '낙평'이란 동네는 전라도 어딘 가에 한 곳만 있을 정도로 매우 희귀한 지명입니다. 

영덕도서관에서 지역 고서를 보다가, 낙평리 옆을 지나는 오십 천의 어원이 기사리 저수지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가보았더니 주왕산 계곡 입구에 자리잡은 대단히 큰 댐이었습니다. 

입산금지령이 내린 그 곳으로 등반하려다 1시간 가량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지요.

낙평영문 최정교님 말씀에 의하면 '낙평'의 이름에는 '물이 풍부하다'란 뜻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첫 영문 표어를 '물 댄 동산같은 낙평영문(사 58:11)'으로 정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사관이셨던 아버지의 전근 발령으로 가족 모두가 서해지방 부성영문에서 경남지방 동산영문으로 이사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동산'으로 이사간다고 해서,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푸른 초장과 같은 동네에서 살게 되는지 알았습니다.

바로 그 천북면 동산2리에서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이 지금도 참 그립습니다.

이제는 그 친구들 중의 몇 명이 동산영문의 하사관이 되어 사관이 된 저를 깍듯이 섬겨주기도 합니다.  

울산구세군주니어악대 첫 초청연주회를 했던 울산 범서읍 구영리에 위치한 OO교회의 표어가 '물 댄 동산같은 교회'였습니다. 

2012년 사관학교에 입교해서 입학식 때 간증할 때도 저는 소명의 말씀을 '물 댄 동산(사 58:11)'으로 언급했습니다. 

2022년 합덕제를 산책할 때마다 저는 물 가의 나무를 유심히 봅니다.

처음에 풀이었다가 지금은 나무가 되었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 댄 동산'은 늘 제 기억에 선명히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