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4] 감사도 지나치면(?) 과유불급(過猶不及)

합덕 담임사관 2020. 11. 14. 07:30

   한국 교회의 추수감사주일을 한마다로 말하자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의 수많은 제자들 가운데 자공, 자장, 자하 세 명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셋 중 형님 격인 제자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자장과 자하 가운데 누가 더 낫습니까?” 자공이 던진 질문에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자장은 탁월한 면이 있고 자하는 모자란 면이 있다.” 자공이 말하기를 “그럼, 당연히 자장이 낫겠군요?” 자공의 말에 공자가 마지막으로 대답했습니다. “아니다. 탁월한 것은 모자란 것과 다를바 없다.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과 같음이라.” 즉, ‘과유불급(過猶不及 : 지나칠과 같을유 아니불 미칠급)’ 이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中庸)’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든지 한 쪽이 지나치면 부작용이 크다는 것입니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애써 가지고 있던 물건이나 명예를 한 번에 잃어 버릴 수도 있음을 지적한 말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상태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할 때 과유불급이라고 합니다. 

 

   한국교회는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그리고 가난과 독재라는 질곡의 시간을 보내면서 시대를 선도하는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세속화 물결에 휩싸여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미래의 비전을 놓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우리에게는 이스라엘이 초막절마다 그러했듯이, 진정한 감사를 회복하고 잃어버린 기도의 자리를 되찾아 하나님께 삶의 우선순위를 돌려 드리는 영적 회복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의 꿈을 되찾는 일입니다. 오늘의 풍요함 속에서 잃어버린 기도의 골방을 되찾으십시오.

 

   추수감사주일은 더이상 화려함을 추구하는 영적 빈곤의 잔치가 아니라, 가난하고 보잘것 없는 초막에 주님과 함께 오래도록 머무는 진정한 영적 축복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시 123편을 묵상하면서,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는 가난한 순례자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시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