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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17] 우리를 '화목(和睦)'케 하는 것들
합덕 담임사관
2021. 7. 17. 07:46
추운 겨울 뒷산에 올라가면 여름 장마 때 벼락을 맞고 쓰러진 상수리나무가 널부러져 있다.
몇 토막을 내서 차에 실어 집까지 옮긴 후 햇볕에 며칠 잘 말린다.
바짝 마른 토막을 도끼로 패서 싸늘한 카페 벽에 있는 난로 주위에 가지런히 쌓아 놓는다.
마른 낙엽과 솔방울 위에 장작을 삼각형 모양으로 쌓는다.
밑불을 붙이면 매캐한 연기와 함께 불쏘시개에서 딱딱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어느새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 화목난로는 비로소 제 이름값을 하기 시작한다.
나무를 태우는 ‘화목(火木)’ 난로는 주위를 ‘화목(和睦)’케 하는 통로가 된다.
냉기를 온기로 바꿔주는 화목난로처럼 주님의 십자가는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떨어져 있던 이들의 거리를 가깝게 한 화목난로처럼 주님의 십자가는 우리를 화해케 하셨습니다.
자신의 몸을 불사르고 한 줌의 재가 될지언정 주위를 밝히고 따뜻하게 하는 화목난로처럼 주님은 우리의 화목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셨습니다.